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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의 차이와 정리
    경제학 2025. 2. 2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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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행위와 관련된 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리적 선택이 가능합니다.  비용이라고 할 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은 경영학에서 등장하는 회계비용(실제로 지출된 갖가지 명목의 비용)의 개념입니다.  어떤 기업의 회계장부를 보면 실제로 지출된 갖가지 명목의 비용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의 개념과 일치하는 것인데, 이렇게 정의되는 비용의 개념이 바로 회계비용(Accounting cost)입니다.
    그런데 이 회계 비용은 합리적 선택의 기초가 되기에 부적합한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어느 호텔의 이탈리아 요리부에서 일하는 박씨는 현재 2백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는 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 어떨지 하는 생각에서 수입과 비용을 예측해 보았습니다.  우선 일 년 동안의 판매 수입은 3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한편 비용의 경우에는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재룟값, 인건비, 금리, 임대료 등을 모두 합쳐 2억8천 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만약 그가 이 예측 결과에 따라 연간 2천만원의 이윤을 기대하고 직장을 그만두었다면 그의 선택은 합리적인 것이었을까요?
    ● 레스토랑 운영에서 예상되는 수입과 비용
    수입 : 음식판매수입 --> 3억원 (수입합계 3억원)
    비용 : 재룟값 --> 9천만원, 인건비 --> 8천만원, 금리 --> 3천4백만원, 임대료 --> 4천 6백만원,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공과금 --> 1천만원, 제세 공과금 --> 2천만원 (비용 합계 2억 8천만원)

    결론부터 말한다면 레스토랑을 개업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로 한 것은 합리적 선택이 아닙니다.  엄밀하게 따져보면 레스토랑을 개업함으로써 그가 4백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그만둠으로써 연간 2천 4백만원의 소득을 포기해야 하는데, 비록 실제로 지출된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비용의 일부로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를 빼고 계산했기 때문에 2천만원의 이윤이 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입니다.  이를 비용에 포함시켜 다시 계산해 보면 레스토랑을 운영할 경우 연간 4백만원의 손해를 본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2억 8천만원이라는 레스토랑 운영비용은 회계비용의 관점에서 파악한 것인데, 이렇게 회계 비용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면 합리적 선택에 이를 수 없습니다.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는 그가 직장을 그만둠으로 말미암아 포기해야 하는 소득을 비용의 일부로 포함시켜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실제로 지출하지 않았다 해도 비용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는 뜻인데, 이렇게 정의된 비용을 기회비용(실제로 지출하지 않았다 해도 비용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모두 포함시키는 포괄적 비용의 개념)이라고 부릅니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 드는 비용을 파악하면, 실제로 지출된 경비 2억 8천만원에 포기해야 하는 소득 2천 4백만원을 더한 3억 4백만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어떤 행위와 관련된 기회비용은 그것을 함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행위의 가치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자가 지금 이 책을 읽기 위해 쓰고 있는 시간을 다른 곳에 쓴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밀린 일을 할 수도 있겠고, 텔레비전을 볼 수도 있겠고, 휴대전화 그리고 Youtube를 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읽다 만 소설을 계속 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 책을 읽기 위해 그런 일들을 하지 못했고, 따라서 그 일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포기한 셈입니다.
    이렇게 포기한 여러 가지 일 중에 특히 휴대전화를 보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한다고 하면, 휴대전화를 보면서 느꼈을 즐거움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해 10만원에 해당된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데 드는 기회비용은 10만원이 됩니다.  즉 이 책을 읽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행위 중 가장 가치 있는 행위인 텔레비전 시청의 가치 10만원이 이 책을 읽는데 드는 기회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이점을 좀 더 명확히 밝혀 기회비용을 다음과 같이 정의 할 수 있습니다.

    기회비용 : 어떤 행위의 기회비용은 이를 선택함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여러 행위 중 가장 큰 가치를 갖는 행위의 가치로 측정할 수 있다.

    기회비용과 더불어 합리적 선택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비용의 개념으로 매몰비용(일단 지출된 뒤에는 어떤 선택을 하던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란 것이 있습니다.  매몰비용(Sunk cost)은 일단 지출된 뒤에는 어떤 선택을 하던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뜻합니다.  어떤 행위를 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할 때는 이미 지출된 매몰비용을 생각하지 말아야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출했고 어떻게 해도 다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선택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들인 돈이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우리말에 “본전을 뽑아야 한다”. 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비합리적인 태도의 전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비싼돈을 내고 연주회에 간 사람이 연주가 무척 시시하다고 느끼면서도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집에서 휴대전화 하는 것이나 넷플릭스를 보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들인 돈이 아까워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이 예에서 보듯, 이미 지출한 매몰비용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합리적 선택의 기본 요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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